한중관계 새로운 시작, ‘신뢰관계 회복과 경제관계 정상화’

사드 배치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

김은주 기자 | 입력 : 2017/12/16 [09:47]

 

▲ 한중은 정상회담 기간 중 7개의 MOU를 체결했다     © 청와대

 

1213~16, 중국 측의 국빈 초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국빈 방문은 시작 전부터 공동성명 및 공동기자회견이 없을 것이며, 각 국이 별도로 언론 발표문을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부 매체를 중심으로 외교적 결례’, ‘홀대’, ‘굴욕외교등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어 왔다. 마치 한중 정상회담과 양국 관계 정상화를 반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여기에 기자 폭행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정작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는 물거품이 될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

 

국빈 초청으로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방중 공항 영접 대표로 쿵쉬안유(孔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나온 것에 대한 말이 많다. 이전 박근혜,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방중 때에 공항 영접 대표들은 모두 차관급이었던 것에 비교해 보면 외교의 격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 중국 외교부 상황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한 외교적 억지이다.

 

현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공석이다. 이전 우다웨이(武大伟) 부부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면서 현재는 쿵쉬안유 부장조리가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즉 직급상 부부장 권한대행으로 이전 대통령들의 공항 영접 대표들과 같은급이다. 또한 ‘10·31 협의를 만들어 낸 담당자이며 현재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책임자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는 방중 첫날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서열 1~3위의 고위급 인사들이 모두 베이징을 비웠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일정 조율은 양국 담당자가 함께 조정하는 것이다. 양측 담당자 모두 중국의 일정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며 이에 맞춰서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 했다.

 

방중 첫날인 1213일은 남경대학살 80주년 추모기념일이다. 그 자리에 노영민 주중대사를 참석케 한 것은 매우 적절한 외교적 기술이었다고 판단된다. 중국은 체면을 매우 중시하는 국가이다. 외교적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노영민 대사의 추모식 참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애도 표시로 인해 중국 국내 여론은 큰 호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민간인들의 댓글 분위기 역시 긍정적인 분위기이다.    

 

▲ 한중관계 새로운 시작을 위한 4가지 원칙 합의     © 청와대


한중 정상회담은 적잖은 성과를 냈다
.

 

먼저 한반도 평화와 안정 확보를 위한 4가지 원칙을 합의했다. 정상 회담 이후 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4가지 큰 원칙에 뜻을 함께 했다.

 

이것은 날로 고조되어 가고 있는 한반도의 전쟁 위기에 대해 한국과 중국 양국이 평화적 해결을 원칙으로 대응해 나갈 것에 대한 합의점을 만들어 낸 것이라는 의미에서 큰 성과점이라 할 수 있다.

 

또 한중정상은 양국 간 상호호혜적인 교류·협력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20167월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중국은 강한 불만 표시와 함께 한국에 대해 다방면의 보복조치들을 시행해 왔다. 물론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정부차원의 경제보복은 없다고 표명해 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중국 상용비자 발행 중단 조치를 시작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 한국 관광 금지 조치, 한국산 화장품 수입 불허, 롯데마트에 대한 대대적인 소방 안전 점검과 영업정지 조치, 한류 연예인 중국 진출 불허와 문화 컨텐츠 제한 등 노골적인 보복 조치들은 점점 더 수위를 높여 왔었다.

 

한국은 이 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없었다.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중 산업협력 단지 조성 투자협력 기금 설치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구상과의 협력 상호 이해 제고 및 정서적 공감대 확대를 위한 문화·스포츠·인문·청년 교류 확대 등 경제 방면을 포함해 그동안 중단되어 왔던 양국의 교류·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 했다한중 양국 간의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경제 교류 협력 재개의 신호탄을 쏟아 올린 것이다.

 

▲  중국인들과 함께 한 아침식사   © 청와대


아울러 한중 정상은 단절되었던 관계 회복을 위한 긴밀한 소통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기존의 양자 방문 및 다자 정상회의에서의 회담뿐만 아니라 전화통화·서신교환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해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을 구축함으로써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이와 함께 기존의 경제·무역 방면 위주의 협력관계를 정치·외교·안보 등의 방면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상 간 직통전화 이외에 다양한 고위급 전략 대화를 정례화 하기로 했다. 작년 7월 사드 배치 결정이후 한중 간의 직접 대화 통로는 전무 했으며, 사드 추가 배치 결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 통화는 거절되기까지 했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번 합의는 굉장히 환영할 만한 결정이다.

 

한중 정상회담의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일정 조율의 실패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1월 진행된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양국 간의 조속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 연내 정상회담을 약속했다. 결국 촉박한 시간에 쫓겨 일정 조율에 실패했다는 판단이다.

 

1213일 남경대학살 추모식은 2014년 이후 매년 진행되어온 국가급 행사이며, 특히 올해는 80주년 기념행사로 그 규모 역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또한 18일부터 예정되어 있는 중국 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다음해 중국의 경제계획을 결정하는 매우 중대한 일정이다.

 

이런 일정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하게 연말 정상회담을 잡은 것은 연내 정상회담 성사라는 청와대의 정치적 메시지에 너무 얽매여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더구나 기자 폭행 사건 등 예상치 못한 사고의 발생으로 한중 정상회담의 주객이 전도되는 양상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5시간여 앞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이다. 폭행을 당한 기자들의 쾌유를 빌고 사고 재발 방지와 진상 규명은 당연한 처사이다.

 

그러나 이를 외교적 폭거이며, 당장 국빈 방문을 취소하고 귀국해야 한다는 보수 야당 정치인들과 일부 매체의 목소리는 이번 정상회담의 객관적 성과를 한순간에 무시하는 외교적 무지의 소산이다.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이 무사히 마쳤으며 하는 바램이다. 지난 14개월여 동안 양국 관계는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까지 떨어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최소한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양국 정상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는 한중 신뢰관계 회복과 경제관계 정상화로 볼 수 있다. 양국 정상 간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들은 이 두 가지 목표로 보면 커다란 성과들이다.

 

또한 이번 국빈 방문 일정의 마무리를 총칭(重庆) 방문으로 결정한 점 역시 환영할 만한 결정이다. 마지막 날 오찬이 예정되어 있는 천민얼(陈敏尔) 총칭시 당서기는 시진핑 이후 차세대 지도자 경쟁 중 가장 앞서 있는 인물이다. 총칭에 입주하고 있는 한국 기업과 교민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는 행보이다. 이 또한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중국 CCTV 인터뷰     © 청와대


물론 양국 관계가 사드 배치 이전의 관계로 돌아가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모두 발언에는 사드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었다. 물론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양국 간의 합의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드가 완전히 철수가 되지 않는 이상 중국의 입장은 크게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사드를 철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중국에게 이른바 한국 정부가 이야기 하는 ‘3불 정책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차선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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