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시론①] 암호화폐 투기 거래는 강력 규제하되 미래기술은 살려야

김은주 기자 | 입력 : 2018/01/30 [10:04]

   

최근 가상화폐(암호화폐 포함)에 대한 규제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투기적 성격과 해킹에 대한 우려로 폐쇄를 해야한다는 의견부터 양성화를 통해 기술발전을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정부여당은 대체적으로 암호화폐를 강력히 규제하되 피해 발생을 최소화하고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가상화폐 거래는 헌법상의 영업의 자유차원에서 분명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현재 국내의 가상화폐(암호화폐 포함) 거래자는 300만명이며 거래규모는 빗썸거래소의 시가 총액만 약 520조원에 이른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20여종의 암호화폐가 주로 거래되나 전체 가상화폐는 1,000종이 넘는다.

 

▲ 빗썸거래소 암호화폐 거래현황     © 빗썸 거래소

 

국내에선 해외거래소와 가격차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 ‘가즈아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 광풍 이후 거품 붕괴로 인해 신뢰가 추락하고 있고, 거래소와 개인 전자지갑 해킹 등의 보안 리스크도 상존한다.

 

실제 암호화폐 투기광풍으로 인해 지난해 1100만원 정도였던 비트코인이 연말에 2400만원까지 올랐으나 최근 정부의 규제강화로 보름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급락세로 반전했다.

 

▲ 비트코인 차트(최근 2년간)     © 빗썸 거래소

 

이로 인해 채굴기업, 거래소, 투기자본, 탈세한 부자는 큰 돈을 벌었으나 20~30대와 서민은 등록금과 대출금을 날리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주요 거래소인 빗썸거래소의 회원 60%20~30대인데 이들이 큰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암호화폐 광풍은 노동의욕을 저하시키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일으키며 투기 충동을 자극해 비트코인 우울증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돌아보면 비트코인 광풍 이면엔 팍팍한 살림살이와, 무너진 계층이동의 사다리, 극심한 빈부격차 등 거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극단적으로 폭발한 지점이 암호화폐 투기 광풍인 것이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는 20개 이상인 반면 모두 사적 거래소인데 거래소의 공정성이나 거래소 자체 운영이 투명한지 그리고 거래소 임직원의 불법행위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감독자체가 없다. 이는 시장의 불공정성이나 불투명한 거래 및 불법행위에 대한 원칙의 문제가 되고 있다.

 

암호화폐는 분산 컴퓨팅에 암호학을 결합해 P2P 방식의 전자화폐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 반면 가상화폐는 중앙집중식 발행체계를 가진 전자적 지불단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게임사가 발행관리하는 게임머니, 항공사의 마일리지도 적용.

 

암호화폐 쟁점

 

암호화폐와 관련해 가상통화를 정식화폐 혹은 금융상품으로 볼 수 있느냐 암호화폐의 내재 가치 및 적정가격은 어떠해야 하느냐 규제냐 폐쇄냐의 정부의 개입 범위, 블록체인 기술의 활성화 대책은 어떠해야 하느냐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먼저 가상통화를 정식 화폐 혹은 금융상품 자산으로 인장하느냐 여부이다. 가상통화에 대한 법적 정의가 없는 가운데 국가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 흐름은 가상통화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우리 정부도 증표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일부국가에서 불환화폐로 인정한다.

 

실제 미국은 시카고 옵션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이 거래되는 등 주요 금융자본주의 국가인 미, , 일은 가상통화의 제도권 편입이 논의되고 있으며, 오프라인 가맹점이 늘어나는 등 준() 교환자산 및 금융상품 지위는 점차 증대하는 추세이다.

 

또 다른 쟁점은 암호화폐의 내재 가치 및 적정가격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물리적 실체가 없고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하지 않아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가격이 결정된다. 이는 시장 참여자의 유입 정도와 정부의 규제 수위에 따라 가격이 널뛴다는 의미이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가치척도, 가치저장, 지불수단, 교환수단이 되지못해 본원적 의미의 화폐()’라 부르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유통수단의 양에 의해 결정되므로, 정치경제학의 가치 기준인 노동가치와 사회적 필요노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주식이 기업이나 상품의 가치를 대변한다면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사회적 필요 노동시간을 반영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치를 계량할 수 없고 오직 화폐 수량과 수요공급에만 의존한다는 점에 한계가 뚜렷하다.

 

남은 쟁점은 거래 규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 범위와 블록체인 기술의 활성화 대책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적으로는 이미 투기 열기를 완화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고 또 가상통화의 범죄이용을 방지하기 위한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다만 중국과 한국에서 시행되는 ICO(가상화폐공개) 금지 같은 정부의 시장규제가 블록체인 핵심기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암호화폐 거래의 불법화와 부정적 시각은 공개형 블록체인의 개발, 구축, 활용을 어렵게 하고 관련 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인터넷시대에 비유하자면 구글, 네이버, 아마존 같은 서비스는 만들지 못하고, 회사 인트라넷 게시판, 전자 결재시스템만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와 자본의 주장이며 이는 검토의 여지가 있다.

 

다만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기술 통해 탈중앙, 정보공유, 국가권력과 중앙은행의 간섭을 제어한다고 해도 현실은 상위 1%90%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10대 채굴기업이 90%를 독점해 사실상 소수가 암호화폐 시스템을 통제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로 인해 사적 거래소는 디지털 자본주의가 서민들을 약탈하는 장으로 이미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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